제주 사계리 마을에 거대한 콘크리트 경사 지붕 집이 들어섰다. 파파레서피 김한균 대표의 가족은 주말이면 이곳에서 온종일 뛰놀고 먹고 쉬며 하루를 보낸다. 반복되는 집에서의 시간을 벗어나 커다란 지붕 아래에서 되찾은 여덟 식구의 새로운 일상.
클래식 도자 브랜드 한국도자기, 82년만의 리브랜딩
가구를 중심으로 공간을 채우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시한다
디자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전시공간. 서울우수한옥 선정지
집 안 곳곳에 원색이 등장하는 연희동 빌라 1층 집은 노란 터틀넥 위에 보라색 오버롤즈를 매치하고 환한 미소로 방문객을 반기던 집주인과 꼭 닮아 있다. 네 식구의 취향과 건축가의 스타일이 알맞게 녹아든 집에서 가족은 다시 한번 여정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진화원 씨 가족의 집 인테리어는 15년째 진행 중이다. 다섯 식구의 시간이 흔적처럼 쌓인 공간에 작가의 작품,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디테일이 어우러져 가족만을 위한 풍경을 지어내는 집. 획일적 구조의 198㎡ 아파트에서도 주택처럼 사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이번 칼럼은 건축가가 지은 집이자 건축가가 사는 집이다. 왠지 더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일본 저자가 쓴 <건축가가 사는 집>이란 책이 있는데(<행복이 가득한 집>을 펴내는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왔다), 한국에는 아직 이런 책을 펴낸 건축가가 없다. 많은 건축가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사는 집을 보고 싶다는 갈증이 오랫동안 있던 터라 더 반갑고 흥미로웠던 취재.
반세기쯤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속 한구석에 작은 오두막집 하나쯤 품고 산다. 한적한 제주에 귤 창고처럼 아담하고 현무암처럼 무덤덤한 비밀 기지를 짓고 파도 소리를 벗 삼아 바다를 꿈꾸는 남자.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동네 어귀마다 슈퍼모델이 떼 지어 있는 형국”이라 비유하며 작은 프레임으로 숲과 나무, 노을을 수확하는 사진가 김한준을 만났다. 숲은 변하지 않아서 좋고, 바다는 항상 변해서 좋다는 그와 슬로보트에서 나눈 이야기는 느린 항해처럼 잔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