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계리 마을에 거대한 콘크리트 경사 지붕 집이 들어섰다. 파파레서피 김한균 대표의 가족은 주말이면 이곳에서 온종일 뛰놀고 먹고 쉬며 하루를 보낸다. 반복되는 집에서의 시간을 벗어나 커다란 지붕 아래에서 되찾은 여덟 식구의 새로운 일상.
집 안 곳곳에 원색이 등장하는 연희동 빌라 1층 집은 노란 터틀넥 위에 보라색 오버롤즈를 매치하고 환한 미소로 방문객을 반기던 집주인과 꼭 닮아 있다. 네 식구의 취향과 건축가의 스타일이 알맞게 녹아든 집에서 가족은 다시 한번 여정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진화원 씨 가족의 집 인테리어는 15년째 진행 중이다. 다섯 식구의 시간이 흔적처럼 쌓인 공간에 작가의 작품,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디테일이 어우러져 가족만을 위한 풍경을 지어내는 집. 획일적 구조의 198㎡ 아파트에서도 주택처럼 사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이번 칼럼은 건축가가 지은 집이자 건축가가 사는 집이다. 왠지 더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일본 저자가 쓴 <건축가가 사는 집>이란 책이 있는데(<행복이 가득한 집>을 펴내는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왔다), 한국에는 아직 이런 책을 펴낸 건축가가 없다. 많은 건축가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사는 집을 보고 싶다는 갈증이 오랫동안 있던 터라 더 반갑고 흥미로웠던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