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한강 풍경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김지영 씨 가족이 새 둥지를 틀었다. 20년 전 집을 고칠 때 함께한 트위니 심희진 대표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완성한 164㎡ 아파트 수선기.
“저는 집 생각밖에 없어요.” 인터뷰 말미, 서윤정 작가가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쑥스럽다는 듯 한 말이다. 이 말은 묘한 행복의 기운을 품고 있어서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집 생각밖에 없다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과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얼마나 좋을까. 이번 인터뷰가 특히 인상 깊은 것은 그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남편과 아이 역시 무척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은 건축가가 지은 집이자 건축가가 사는 집이다. 왠지 더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일본 저자가 쓴 <건축가가 사는 집>이란 책이 있는데(<행복이 가득한 집>을 펴내는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왔다), 한국에는 아직 이런 책을 펴낸 건축가가 없다. 많은 건축가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사는 집을 보고 싶다는 갈증이 오랫동안 있던 터라 더 반갑고 흥미로웠던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