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플러스
집 짓기는 아마도 일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프로젝트가 아닐까. 건축은 마음먹기도 어렵지만, 시작하면 더 어렵다. 건축사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몇 층까지 지을 수 있는지 등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곳곳에 등장한다. 이렇게 시작부터 막막한 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에서 징검다리가 되어줄 온라인 플랫폼 ‘지음터(jieumteo.kr)’가 9월 론칭했다. 지음터는 서울특별시건축사회가 운영하는 민간 건축 웹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건축을 시작할 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어떤 용도와 규모의 건축물을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 검토하는 기획 설계를 제공하고, 적절한 설계비와 공사비 가이드라인, 업무 프로세스, 계약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프로젝트에 적합한 건축사를 연결하는 과정도 도와준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는 건축주와 건축사 사이 이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각 단계의 프로세스와 그에 따른 비용 기준까지 촘촘하게 설계했다. 우선 건축주가 의뢰를 신청하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담당 건축사가 규모 검토와 기획 설계를 거쳐 설계의 큰 틀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축주가 건축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 등록된 건축사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후 의뢰할 건축사를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후보가 여러 명일 때는 일종의 공모 방식으로 디자인 제안을 받아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후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프로젝트 관리를 보조하며, 건축주가 안심하고 건축 과정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플랫폼이 잘 자리 잡도록 건축주를 대상으로 건축사가 어떤 과정을 거쳐 건축물을 완성하는지 알려주는 지음건축학교도 지난 8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건축주가 건축 과정을 미리 경험하고, 무엇보다 건축사와 만나 질문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건축사에게는 비빌 언덕이, 건축주에게는 믿을 구석이 되어줄 지음터는 10월 첫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



지음터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수주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러나 사람이나 건축물 같은 물리적 접점 없이 관계가 시작되다 보니 신뢰를 쌓기가 어렵고, 독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젊은 건축사들은 낮은 설계비로 열정 페이처럼 작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반대로 건축주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건축사를 만나 질문할 창구가 부족했고요.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좀 더 공인된 단체에서 건축사의 권리를 보호하고, 건축주는 안심하고 설계를 의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기존에도 비슷한 시스템은 있었지만, 실질적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부족했어요. 건축은 비용도, 프로젝트 성격도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예상되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상담 센터와 시장의 역할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협회가 해야 할 근본적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요.
지음터가 건축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서비스로 발전해가길 바라나요?
지금은 신축과 시작 단계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감리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용도 변경이나 리모델링도 지음터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건축과 관련된 모든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단순히 설계 건수가 늘어 수익을 얻는 것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건축주에게는 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축사에게는 가능성 있는 기회를 열어주면서 시장 질서가 생기고 건강한 건축 문화가 자리 잡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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